Jeon, Wongil Solo Exhibition
전원길 개인전
2014. 11.8-12.13
(Opening 11.8 PM 16:00)
Alternative Art Space Sonahmoo
대안미술공간 소나무
Planned by Art Company Loriss
Supported by Art Council Korea, Taipei Culture Foundation, Alternative Art Space Sonahmoo
색의 따뜻함 넘실대는『무지개아파트』
박 소 은 | 아트컴퍼니 로리스 대표, 문학박사
아트컴퍼니 로리스가 준비한 첫 기획전은 전원길 작가의 『무지개아파트』다. 이 전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후원으로 지난 여름 타이페이레지던시(AiR Taipei)에 초대되었던 작가의 작업에서 고민을 확장해간 결과 보고전이다.
대만에서 그는 취노리라는 풀잎을 계단 모양으로 접어나가는 작업을 했다. 자연에 인간이 최소한의 흔적을 남기는 소박한 과정을 기록하면서, 자연과 인간 문명의 관계에 대한 고민을 붙잡았다. 대만에서 만든 작품은 ‘태풍의 징조 The sign of Typhoon’, ‘나뭇잎 계단 Leaf Stair’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전시되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후, 작가는 타이페이레지던시의 작업을 이어 나갔다. 꽃과 풀잎을 손에 올려놓고 찍은 이미지에 색깔을 더하고 빼는 작업을 한 후 층층이 쌓고 나란히 붙였다. 또 붉고 노란 단풍잎을 접어가며 사진 촬영을 하고 패턴화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미지에서 작가는 아파트를 떠올렸다고 한다. 멀찍이 떨어져 보면 작품은 네모들이 붙어 있는 커다란 패턴이다. 하지만 가까이 가보면 하나하나 각기 다른 모양을 가진 세포들의 모임이다. 멀리서 보면 네모반듯한 창문이 붙어 있는 아파트 덩어리지만, 가까이 가보면 각각 다른 삶이 치열하게 진행되는 우리네 아파트처럼 말이다. 그래서 작품에는 아파트 이름이 붙었다. 누군가 살 법한 ‘무지개아파트’ ‘보금자리아파트’라는.
전국을 덮은 대단위 아파트는 한국인들이 만들어낸 가장 인공적인 문명을 상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품에서 자연의 빛이 퇴색되는 과정은 문명에 의해 자연이 빛을 잃어가는 과정의 표현이다. 그렇게 잃은 자연으로 얻은 아파트를 보여주면서도, 작가는 여전히 그 아파트에 자연의 색을 주고 싶어 한다. 웃고 우는 다양한 우리의 삶이 일곱 가지 무지개 색과 붉고 노란 단풍잎의 고운 색으로 덧입혀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자연의 색에 대한 관심은 작가의 기존 회화작품에서도 여실하다. 작가는 자연의 색을 그대로 옮겨와서 화폭에 입히기를 즐겼다. 이번 사진 작품들은 이런 연장선상에서 자연의 색에 천착하였고, 자연의 깊이와 풍부함을 드러내고 있다. 덕분에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작가의 무거운 고민과 함께 하지 않더라도, 작품들은 시각적 감상 대상으로서 충분히 울림 있게 다가온다.
『무지개아파트』전을 시작으로 아트컴퍼니 로리스는 첫 칸을 그린다. 앞으로 어떤 다양한 색의 칸을 채워갈지 기대해주셔도 좋다. 어떤 색이든, 개인의 소중한 삶이 녹아 있을 것이다. 사람의 색일 것이고, 자연의 색일 것이다. 2014.11
무지개아파트Rainbow APT, Inkjet Print, 82cm x 200cm, 2014
무지개아파트 Rainbow APT
... 대략 삼년이면 뚝딱 건설되는 뉴타운의 아파트 단지는 완전한 인공물이지만 때로 생물로 느껴진다. 아파트 안에서는 사람이 태어나고 성장하고 또한 자연의 여느 생물들처럼 죽어간다. 그들은 칸칸이 지어진 아파트에 살면서 많은 이야기를 남긴다.
꽃, 나뭇잎 혹은 사물들을 손 위에 올려 사진을 찍었다. 각기 다른 일곱 가지 색을 가진 오브제와 나의 손(몸)과의 만남이 기록된 이 사진들은 일련의 컴퓨터작업을 통해 하나의 패턴이 된다. 이미지가 복사되어 편집되면서 원본 사진의 이미지는 줌아웃 되어 작아지고 패턴의 한 부분이 된다. 이 패턴은 동일한 형태가 반복되는 아파트의 형태를 취한다. 나는 각각의 패턴(아파트)에 각기 다른 색을 입혔다. 빨, 주, 노, 초, 파, 남, 보의 일곱 색을 가진 아파트는 만물을 자라고 결실하게 하는 생명의 빛을 받아들인다. 2014.10 전원길 작업노트 중에서
... I feel an apartment complex in a new town here, which is quickly built in just about three years, is living. People are born, grow and also disappear like other creatures. They leave a lot of their own life story in the apartments, divided space by space.
I took photos of seven different objects on my hand, such as flowers, leaves and so on. These photos record the meeting of the objects' colors and my hand, which in turn became patterns through digitalizing. As the images were copied and edited, they were zoomed out to an unrecognizable size and shrunk to elements of the patterns. The patterns form an image like an apartment building as they are repeated. I selected different colors for each pattern like rainbows. Red, vermilion, yellow, green, blue, deep blue and purple. They represent the beams of light that generate life, growing and ripening. artist's note 2014.
보금자리아파트 Bokumjari APT, Digital C-print, 21cm x 50cm, 2014
문명의 상징성-계단 The Symbol of Civilization-Stair
... 수평, 수직으로 이루어진 계단 형태는 인간이 자연 속에 남길 수 있는 가장 뚜렷한 형태로 인간이 보다 넓은 시야를 갖기 위해 가졌던 상승욕구를 충족 시켜주기 위한 중요한 구조이다. 구약성서의 바벨탑이나 현존하는 이집트의 피라미드 그리고 현대문명의 상징인 도시의 고층 빌딩과 아파트도 계단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이 뿐 아니라 도시를 건설하고 유지하는데 필요한 대부분의 기계장치도 알고 보면 계단의 기계적 활용시스템인 기어로 이루어졌다는 사실 또한 계단 구조가 갖는 문명의 상징성을 생각하게 한다.
나는 이 작업에 자연과 문명의 상관관계를 대입시켰다. 나뭇잎을 계단 형태로 한 칸, 한 칸 접을 때 마다 녹색이 사라지며 빛을 잃는 모습이 도시화 혹은 문명화를 상징하며 녹색과 회색의 확장과 축소는 자연과 인간 영역의 대립 과 조화를 상징하는 패턴으로 나타난다.
2014.7 전원길 작업노트 중에서
... The shape of stair is consisted of horizontal lines and vertical lines, and it is the structure for realizing human ascending desire to get a wider view on the way up. Babel tower in the Bible, existing Pyramids in Egypt, skyscrapers which stand for modern civilization and apartments are all stair-shaped structure. Why I consider 'Stair Structure' a symbol of civilization is that not only building the structure but also most of machinery which is needed for building and maintaining an urban system are made by gear which is adapted as a mechanical system from 'Stair Structure'.
I applied the concept of the correlation between nature and civilization on this new work. The leaves lose color and get darker whenever I am folding the leaves one by one. It is about the process of urbanizing or civilization through changing color green to gray. Expanding the gray and reducing the green area is shown a pattern that is a symbol of antagonism and harmony between nature and human being. artist’s note 2014.7
손 위에 색벌레 1,2,3,4 Color Worm on a Hand 1,2,3,4, Acrylic and Oil on Canvas, 112cm x 145cm, 2014
은행잎 1,2,3,4 Ginkgo Leaf 1,2,3,4, Acrylic & Oil on Canvas, 46cm x 53cm, 2014

손 위에 꽃 Seven Colors Objects on Hands, Digital C-print, 2014
본 전시는 2014년 타이페이 보장암국제예술촌에서의 두 달간(6.1~8.3)의 작업을 바탕으로 이루어졌으며, 아트컴퍼니 로리스가 기획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타이페이문화재단, 대안미술공간소나무가 후원하였습니다.
The works of this exhibition have developed from what Jeon, Wongil worked at the Treasure Hill Artist Village in Taipei for two months. This exhibition was organized by Art Company Loriss, and supported Art Council Korea, Taipei Culture Foundation and Alternative Art Space Sonahmoo.
Copyright ⓒ 2014 Jeon, Wongil
이 전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예진흥기금 보조사업으로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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